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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무거운 시간

지난 한 주간은 심정이 복잡한 시간을 보냈습니다.K목사님, 98년부터 알았으니 거의 30년 친구 같은 분입니다.서글서글하고 친절하시며 경청의 기술이 남다른 이분은, 대화 상대방이 대화에 젖어들게 만듭니다.친화력이 좋으셔서 대기실에서도 누구에게나 서슴없이 대화를 이어갑니다.이런 점을 눈여겨본 저로서는 이분께 '눈앞에 있는 분에게 관심과 집중하는 대화법'을 본받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오래전 일이지만 어머님 생전에 치과에 오셨다가 대기실에서 불과 10분 만에 친한 사이가 되어서 저를 놀라게 하실 정도였으니까요. 그뒤로도 어머님은 그 목사님 잘 계시냐고 자주 물으실 정도였습니다...이분이 최근 잇몸 염증이 심해 처치를 받았는데 계속 아물지 않아 수상히 여긴 이대경 원장님이 조직검사를 의뢰하였고 그 결과 암..

< 소블과 윈터스 — 쉼표 하나가 갈라놓은 두 리더십>

2차 세계대전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 등장하는 두 장교 이야기입니다.허버트 소블 대위는 훈련 교관으로 이지 중대를 미 101공수사단 최정예 부대로 만든 주역입니다. 그의 훈련은 가혹하다 못해 잔인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습니다. 새벽 구보, 반복 훈련, 조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철벽 같은 기준. 그 덕분에 이지 중대원들의 체력과 전투 기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습니다. 훈련 교관으로서 소블은 분명히 유능했습니다.그런데 정작 전투를 앞두고 이지 중대는 소블을 거부했습니다. 부사관들이 소블의 지휘 아래 전투에 나가면 병사들이 죽을 것이라며 집단으로 보직 사임 의사를 표명했고, 결국 소블은 중대장에서 해임되었습니다. 실전에서 이지 중대를 이끈 것은 리처드 윈터스였습니다.소블의 훈..

카테고리 없음 2026.07.26

< 종말적 상상력 >

이 종말론적 상상력을 가진 사람은 세상과 다른 템포로 삽니다. 세상이 빠른 속도, 프레스토(Presto)와 비바체(Vivace)로 달려갈 때, 그는 혼자 라르고(Largo)와 아다지오(Adagio)에 맞춰 느릿느릿 춤을 춥니다. 리처드 헤이즈(Richard Hays)는 이것을 "전환된 상상(Conversion of Imagination)"이라고 불렀습니다. 가르침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상상되고 경험되는 것입니다. 그 상상이 일터를 다르게 보게 하고, 오늘을 다르게 살게 합니다.빔 벤더스 감독의 영화 〈퍼펙트 데이즈〉는 바로 그 다른 템포로 사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도쿄의 공중화장실 청소부 히라야마는 매일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똑같은 음악을 들으며 출근하고, 똑같은 자리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드라마..

일상과 신학 2026.07.26

성령의 열매는

성령의 열매는온실 속에서 곱게 자란 결과물이 아닙니다.은혜라는 이름 아래 방치된 삶에서저절로 열리는 것도 아닙니다.이기심과 싸워 사랑을 내고,조급함과 싸워 오래참음을 내며,혈기와 싸워 절제를 짜내는,날마다 자아를 깨뜨리는치열한 내면의 전투를 통과한 자에게 주어지는승리의 열매입니다.그렇다고 이것이 나만의 노력으로 얻어진 열매는더욱더 아닙니다.죄의 무서움을 깨닫게 하시고,싸울 힘을 공급하시며,넘어졌을 때 다시 일으켜 세우시는 분이성령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일터와 신앙 -

묵상과 명언 2026.07.26

<성경의 지각 변동>

존경하는 류호준교수님께서 네슬레-알란트 최신판의 배열이 바뀐다고 귀뜸해주셨습니다.Novum Testamentum Graece(네슬레-알란트 판)은 신약성경의 헬라어 원문을 가장 학문적으로 정리한 표준 비평판입니다. 신약학 연구와 번역 작업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텍스트입니다.제가 공부할 당시 27판으로 공부했는데, 조만간 29판이 출간된다고합니다.29판에는 큰 변화가 있을 예정입니다. 현재의 성경은 바울서신이 앞에, 공동서신이 뒤에 배열되어있는데 이 순서가 바뀐다는 것이죠.이게 얼마나 큰 신학적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가늠이 잘 되지 않을 정도이지만, 예상컨데 놀라운 인식 변화를 몰고 오리라 예상됩니다.하지만 그 거센 변화가 한국 교계에 도달하기까지 어쩌면 한 세대가 흘러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상과 신학 2026.07.26

<기억은 누구의 것인가 — 피해의 기억과 가해의 현실 사이에서>

어렸을 때 봤던 기억에 남는 영화가 있습니다.1947년 영화 Gentleman's Agreement(신사협정)은 한 사회의 양심을 흔들어 놓았습니다.이 영화는 한 기자(그레고리 펙)가 유대인인 척하며 사회 곳곳에 스며든 차별을 직접 경험하는 과정을 그려 나갑니다.레스토랑, 호텔, 직장, 사교클럽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노골적인 폭력이 아니라, 정중한 거절과 미묘한 배제의 형태로 나타납니다.이 작품의 통찰은 분명합니다.차별은 극단적 악인의 행위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침묵과 관행 속에서 유지된다는 것입니다.이 영화 이후, 반유대주의는 더 이상 일부의 편견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직면해야 할 윤리적 문제로 떠올랐죠.유대인들의 자본과 의지가 반영되었을 이런 흐름은 이후의 영화와 문화 속에서 더욱 깊어졌습니다.영..

미스터 초밥왕과 일터신학

오래전 감명 깊게 봤던 만화 미스터 초밥왕.지금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기억되는 부분이 있습니다.스승 오오토리(정오랑 봉초밥사장)가 20년간 봉초밥에서 스승을 모신 베테랑이며 수제자인 오오마사(대정)의 독립을 도와주면서자신의 단골 손님에게 "내 제자가 나보다 나은 실력으로 가게를 냈으니 꼭 한번 가보라"며 직접 추천서를 써주고 방문을 권하는 장면입니다.이 장면을 일터신학의 관점과 스캇 팩의 사랑의 정의(자기 자신이나 타인의 정신적 성장을 도와줄 목적으로 자신을 확대시키려는 의지)의 관점으로 리뷰해 봅니다....................................이 장면은 단순한 ‘훈훈한 스승 이야기’를 넘어, 일과 신앙, 그리고 사랑의 본질을 동시에 드러내는 매우 밀도..

일상과 신학 2026.07.26

벨벳 엘비스를 넘어서 — 드라마 《더 초즌》이 그려내는 살아있는 예수

벨벳 엘비스를 넘어서 — 드라마 《더 초즌》이 그려내는 살아있는 예수롭 벨(Rob Bell)은 그의 책 《벨벳 엘비스: 기독교 신앙을 다시 그리다》(Velvet Elvis: Repainting the Christian Faith, Zondervan, 2005)에서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의 지하실 한 켠에는 먼지가 쌓인 벨벳 엘비스 그림이 하나 있다. 그는 이 그림을 이렇게 묘사한다 — "그냥 촌스러운 게 아니라, 촌스러움의 새로운 차원"이라고. 그런데 바로 이 키치(kitsch)적인 그림이 그에게 중요한 신학적 질문의 출발점이 된다.벨벳 위에 그려진 엘비스는 진짜 엘비스가 아니다. 누군가의 인상과 감성과 시대적 취향이 빚어낸 아이콘이다. 롭 벨은 묻는다 — 우리가 믿어온 예수의 이미지 역시 이와 같..

카테고리 없음 2026.05.06

성경의 지각변동

Novum Testamentum Graece(네슬레-알란트 판)은 신약성경의 헬라어 원문을 가장 학문적으로 정리한 표준 비평판입니다. 신약학 연구와 번역 작업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텍스트입니다.현재의 성경은 바울서신이 앞에, 공동서신이 뒤에 배열되어있는데 이 순서가 바뀐다는 것이죠.이게 얼마나 신학적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가늠이 잘 되지 않지만, 놀라운 인식 변화를 몰고 오리라 예상됩니다.하지만 그 거센 변화가 한국 교계에 도달하기까지 어쩌면 한 세대가 흘러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관련한 생각을 이렇게 정리했습니다...................................>1. 변화의 개요네슬레-알란트 제29판(NA29)이 가져온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신약성경의 서신서 배열 순..

카테고리 없음 2026.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