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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신학52

어느 수녀원장의 기도 주님, 제가 나이 들고 곧 노인이 된다는 것을 나보다 주님이 더 잘 아십니다. 제가 너무 수다스러워지는 것을 막아 주시고, 특히 모든 주제와 모든 기회에 무언가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불행한 습관을 막아 주십시오. 다른 사람의 일을 내가 바로잡아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게 해주십시오. 내가 가진 경험과 지혜라는 어마어마한 보물을 모두에게 나누어 줄 수 없는 것이 안타깝기는 합니다. 하지만 주님도 아시듯이 결국 저에게도 몇명의 친구가 필요합니다. 끝없이 장황하게 설명하지 못하게 막아 주시고, 요점만 말하도록 인도해 주십시요. 타인의 불평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인내심을 허락하시고, 자비로 그들을 참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요. 나의 고통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게 하소서. 해가 갈수록 하고 싶은 말이 많아.. 2023. 9. 6.
그러므로 일부 바울 서신에는 이런 특징이 보입니다. 전반부에는 성도가 되기까지의 하나님의 은혜와 그로 말미암은 우리의 정체성을 자세히 설명하고, 후반부에는 이에 합당한 성도의 삶에 대해 기술하고 제시합니다. . 전반부와 후반부를 연결짓는 중요한 접속사는 '그러므로'입니다. 이 접속사 '그러므로'는 전반부에서 상세하게 설명한 이유를 기억하게 하고, 후반부로 이어지는 이에 합당한 삶의 방식을 제시하는 반전의 분수령 역할을 합니다. . '그러므로'를 경계로 전반부에는 십자가의 은혜를 바탕으로 한 '믿음', 새 창조를 갈망하는 '소망'이 근거로 제시되며 후반부에는 사람들과의 관계로 드러나는 바람직한 삶의 방식을 권면합니다. . 이 삶의 방식 속에는 십자가 은혜와 새 창조에 합당한 종말적 윤리를 어떻게 공.. 2023. 8. 3.
일터와 하나님 나라 2023. 6. 29.
성령의 아홉가지 열매- 일삶구원 요약 2022. 9. 12.
<주일 오후, 구라(救癩)봉사회에 임한 영 > - 틀니를 알지 못하는 세대 코로나 상황으로 3년째 한센인 틀니 여름 진료봉사활동이 중단되었습니다. 그간 사용기간이 지난 수많은 치과재료 점검도 시급했고, 50년간 한번도 쉬지않고 이어진 진료의 노하우가 단절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본과 1학년으로 따라가 기웃거리던 어린 친구들이 벌써 4학년이 되었으니 오호라 틀니를 알지 못하는 세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마치 소총 사격 한번 해보지 못하고 제대하는 불상사라니 '어이할꼬' 소리가 저절로 나오더이다. 선배들이 결정하기를 아쉬운대로 대학병원 실습실을 빌려 잃어버린 율법책을 찾아 낭독하며 제사를 드리는 맘으로 예행 연습을 해보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학생들이 이틀에 걸쳐 낮 사분의 일은 기구 점검, 낮 사분의 일은 기구 세팅, 다른 날 사분의 일은 .. 2022. 7. 21.
찬양대 사랑하는 찬양대원 여러분 여러가지 불편한 여건을 마다하지 않고 다시 찬양대로 모이시는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코로나 긴 터널을 무사히 건너고 다시 활동을 눈앞에 두고 있어서 무척 설레며 긴장도 됩니다. 이런 편지가 다소 쑥스럽지만 한마음으로 새 출발하자는 뜻이니 너그럽게 봐주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예배를 생각할 때 이런 그림이 그려집니다. 예배는 무한 불멸의 존재이신 하나님께서 추하고 더러운 유한 필멸의 존재물에게 손을 내미실 때, 황송함과 두려움과 감격에 어찌할 바 몰라 신발을 벗고 옷깃을 여미며 머리를 조아리고 엎드려, 마침내 내미신 손을 겨우 붙잡고 추는 2인무 발레(pas de deux 빠드되)와 같다고 생각됩니다. 그 감격을 말로 표현할 길이 없기에 어쩌면 외마디 비명 같은 노래로 .. 2022. 5. 31.
고 이정훈선교사님을 추모하며 어느 훈련 중이신 젊은 선교사님의 부고 소식에 잠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설마 내가 아는 분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5년 전 대구경북 누가회 회장으로 섬기는 30대 후반의 젊은 치과의사 선생님으로 부터 연락을 받고 ktx를 타고가 강의와 짧은 교제를 나눴던 그분, 짧은 만남으로도 알아챌 정도로 반듯한 신앙, 친절하고 성숙하고 너그러운 성품이 숨겨지지 않던 그분, 섬기는 리더십으로 모임을 잘 이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그분, 먼길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송구한 마음을 여러차례 표현하며 짧은 시간이 아쉽고 기회되면 계시록 강의를 듣고 싶다던 그분, 바로 그분이었네요. 이 비통한 마음을 참을 수 없지만 그분이 꿈꾸던 새 하늘과 새 땅의 안식을 누리실 것을 생각하며 손 흔들며 환송합니다. 다시 만나기를 소.. 2022. 5. 9.
일상은 택견이다 > . 일상은 하나도 아름답지 않다. 일상의 공격은 늘 예측이 불가하여 어디 품새를 유지하며 폼나게 헤쳐나갈 수 있는 일들이 있기는 하더냐. . . 옷매무새 가다듬고 허리띠 질끈 매고 폼 잡고 하루를 시작하여도 몇 초식 나누다 보면 어느새 옷매무새는 고사하고 맨살 조차 드러나고 금세 실력 바닥 보이는데 고상한 품새 유지하며 하루를 보낼 수 있더냐 . . . 그저 흐느적 흐느적 그날의 장단에 맞춰 이크~ 에크~ 이크~ 에크~ 구령도 아니고 신음도 아닌 소리 내지르며 피하고 막다 보면 잠시 숨 고르고 받아넘길 틈새가 좀 생기지 않더냐 . . 신앙도 그러하지 않더냐 폼잡다가 망신당한 일 부지기수인데 뒤돌아보니 어깨 힘 빼고 흐느적 헤쳐온 날들이 차라리 성숙의 시간이지 않더냐 . . 이크~ 에크~ 휘청~ 휘청~.. 2021. 12. 29.
< 영성, 지성, 덕성 > 존경하는 류호준교수님께서 즐겨 말씀하시는 三性, 영성(靈性), 지성(知性), 덕성(德性)이 생각납니다. 인간의 전인격은 이 삼성의 깊이와 높이와 넓이에 달려있지 않을까 싶은데, 생각해보면 영성이란 경외에 근거하고 이웃 사랑으로 표현되는 하나님과의 깊은 친밀함이고, 지성이란 초월적 존재인 하나님을 삼차원 시공간, 지금 여기 이곳에서 형상화 할 수 있는 능력이며, 덕성이란 형상화된 초월적 존재를 살과 피를 가진 체온과 향기나는 존재로 생생하게 표현해낼 수 있는 능력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 . 비유하면 영성이란 깊고 맑은 우물물과 같고, 지성은 그 물을 길어 올리는 두레박과 같으며, 덕성은 물을 담아 줄 수 있는 그릇과 같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무리 지성과 덕성이 뛰어나도 영성이 얕으면 길어 올릴 물.. 2021. 1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