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상이란 어떤 곳일까?
신앙인에게 있어서 일상은 신앙과 삶이 부딪히는 현장입니다. 신앙인의 일상은 전투현장(combat field)이 되어 그 곳에서 하나님 나라의 영역이 넓어지기도하고 때론 줄어들기도 하는 곳이 됩니다. 그러나 동시에 신앙인은 전투원(combatant)이 되어 그리스도와 함께 사탄을 물리치는 역할을 감당하기도 합니다. 일상에서 신앙이 구현되어 그 진가를 발휘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실패하여 좌절할 수 도 있습니다. 그럼 삶 속에서 신앙이 어떻게 구현될까요?
2. 일치, 유착(Integration)
신앙과 삶이 완벽하게 결합된 것을 '삶과 신앙이 일치되었다. 또는 통합(integration)되었다'라고 표현 합니다. 여기서 사용되는 integration이라는 단어는 치과의사들에게는 특별히 남다르게 다가옵니다. 이제는 우리에게 흔해진 단어인 임플란트의 정식 명칭은 골유착성 임플란트(osso-integrated implant)라고 합니다. 골유착성 임플란트란 뼈와 금속물 사이에 이물 반응에서 나타나는 막 즉, 섬유조직이 없이 티타늄 금속과 뼈가 직접 결합하는 것을 말합니다.
1952년 스웨덴 해부학자 브러네맠이라는 분이 토끼 정강이 뼈에 금속보형물을 넣어 혈류를 관찰하는 실험을 끝낸 후 티타늄 금속을 제거하려고 하였으나 견고하게 붙어서 잘 떨어지지 않게 됩니다. 이를 이상히 여긴 그는 전자 현미경으로 표면을 관찰하다가 티타늄 금속 표면에 뼈 세포가 달라 붙어있는 신기한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발견을 토대로 치과 분야에 적용하여 골유착성 임플란트라는 신개념 치료법을 만들어 냅니다. 이는 획기적인 변화이고 가히 임플란트 분야의 산업혁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전의 임플란트는 뼈와 완벽하게 붙어있지를 않아서, 움직이거나 통증이 있어 씹는 기능을 잘 감당하지 못했습니다.
3. 압력(Pressure)
이렇게 잘 결합된 임플란트는 입안에서 치아의 대체물로서 제 기능을 합니다. 치아의 저작 기능을 살펴보면, 사람의 씹는 힘은 앞니의 경우 40kg, 어금니 경우 최대 99kg의 힘이 나오는데 대략 60kg 정도 발휘 된다 보시면 됩니다. 어금니 한 개의 씹는 면의 면적이 1cm2정도 되고 여기에 60kg의 힘이 가해지는 거라면 성인 여성이 뾰족한 힐을 신고 뒤꿈치로 쿵쿵거리는 정도라 생각하면 됩니다. 그 정도의 힘이면 단단한 당근이나 견과류를 부술정도의 충분한 힘이 됩니다. 임플란트와 뼈가 잘 유착(integration) 되어야 이 정도의 힘을 지속적으로 발휘할 수 있습니다.
'산둥수용소'책의 부제가 The story of men and women under pressure. 입니다. 이 책의 서문을 보면 산둥수용소 생활은 상당한 외부의 압력이 있었지만 거의 일상에 가까운 생활이었다고 말합니다. 그 압력(pressure) 아래에서 인간의 숨겨진 본성이 드러나게 됩니다. 신앙이 있다 하면서도 어떤 사람은 본능을 따르는 결정을 내리고, 어떤 사람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의미있는 선택을 합니다. 잘 심겨진 임플란트가 금속 표면과 뼈 세포가 견고히 붙어있어서, 흔들리지 않고 통증도 없으며 외부로 부터 가해지는 압력을 훌륭하게 견디는 것처럼, 하나되어 견고한 신앙이 성공적인 신앙이라 말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임플란트를 실패로 간주하듯이 순전히 치의학적인 관점에 빗대어 생각해 본다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신앙은 신앙이 아닌 것입니다.
뼈 세포가 견고하게 달라 붙어 완전히 한몸이 된 임플란트 같은 신앙인은 일상의 현장에서 신앙이 구현되어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내고 본인의 내면에서는 아름다운 성품이 맺어지며 또 외면으로는 그 주변 사람에게 섬김의 관계성으로 표현되어 이웃에게 유익을 끼칩니다.
일상의 삶속에서 잘 심겨진 임플란트 같은 신앙인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임플란트
임플란트가 뼈 세포와 결합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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