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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신학

인접면 충치와 관계의 붕괴

by kainos 2020. 8. 6.

충치의 전문 용어는 치아 우식증(dental caries)이라 하지만 일상 용어로는 '썩다. 부패하다. 붕괴하다'는 의미인 deacy 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 합니다.


* 어려운 인접면 충치

 

- 치료를 하다보면 잘 감지하기도 힘들고 치료도 어려운 충치가 바로 인접면 충치입니다.
- 인접면 충치는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고 충치 검사기계나 엑스레이에 의해 발견되는데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됩니다.

- 인접면은 그림에서 보듯이 법랑질이라는 갑옷의 두께가 얇아 한번 시작되면 진행 속도가 빠릅니다.
- 또한 신경과의 거리가 가까워 일단 진행되고 증상이 나타났다하면 거의 대부분 신경을 죽이는 신경치료와 이를 씌우는 보철치료로 들어갑니다.


** 인접면 충치의 원인

- 치아 사이에 남아있는 음식물에 의해 썩기 시작하는 인접면 충치는 본래 치열이 고르지 못해서 관리가 어려운 치열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당분이 많은 음식을 좋아하는 식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 설탕물로 입안을 헹구면 당을 분해하는 충치균에 의해 구강내 pH(산도)는 짧은 시간 안에 급격히 떨어져 치아가 견딜 수 있는 .5.5 이하, 4.5근처까지 떨어집니다.
- 물론 입안의 완충능력(buffering system)에 의해 회복이 되지만 거의 20-3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따라서 단 음식을 먹고 나면 3분 이내에 이를 닦으라는 이유가 거기 있습니다.
- 인접면 충치는 자기 컨트롤을 잘못하는 청소년기와 나이들어 침샘이 퇴화되어 입이 마르고 여기에 단것을 자주 드시는 노년기에 호발합니다.


*** 인접면 충치가 주는 교훈

- 최근 한 목회자의 타락과 붕괴에 대한 소식을 듣고 몇날을 힘들게 보냈습니다.

울컥울컥 화도 나고 추문을 세상에 알려 매몰시켜버리고 싶은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일은 제 몫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하나님께서 그 사람을 어떻게 다루실지 관망하기로 했습니다.

- 인접면 충치는 교합면 충치와 달리 자기 혼자 썩지 않고 꼭 다른 치아를 함께 상하게 합니다.
- 마찬가지로 자기의 태만으로 인한 타락과 붕괴는 공동체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힙니다.
- 공동체 안에서 큰 권위와 높은 직책이 부여된 사람일 수록 한 사람의 부패와 붕괴는 공동체 전체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큽니다.
- 인접면 충치가 자기 태만으로 인해 인접한 치아에 피해를 주듯이 권위의 남발로 인한 죄는 자기도 무너지고 다른 사람도 넘어지게 합니다.

- 권위는 칼집에 꽂힌 초라한 칼과 같습니다. 권위를 꺼내 휘드르게 될때 찬란했던 권위의 칼은 금새 돈과 섹스와 권력이라는 추잡한 흉기로 돌변합니다.

- 돈, 섹스, 권력이라는 흉기는 관계에 근거한 힘이이기 때문에, 꺼내는 순간 타인에게 피해를 끼칩니다.

- 돈은 다른 사람의 기회를 박탈하고, 섹스는 다른 사람의 몸과 영혼을 더럽히고 권력은 다른 사람을 지배하려 듭니다.

 


**** 권위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 영혼의 치실을 사용합시다. 영혼의 구석구석 그늘진 곳을 그냥 두지 맙시다. 그곳에 반드시 치태가 껴 있습니다.
- 몸을 바쁘게 합시다: 인접면 충치. 그거 육신이 한가하고 단맛을 향유할 때 생깁니다. 단맛을 즐기려 마시고 입안에서 단내나도록 바삐 움직입시다.
- 권위의 inhibitor(억제자)를 꼭 곁에 둡시다: 대부분 아내가 그 역할을 감당합니다. 아내로 부터 자주 깨져야 남자는 좀 사람다워집니다. 부디 아내 위에 군림하지 마시고 선생님처럼 모십시다. 여자에게는 남자가 갖지 못한 영민한 센서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합시다.
- 자주 영혼의 엑스레이, 충치 테스트 기계로 전문가의 점검을 받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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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장난감을 얻고자 영원을 팔까? >>

원하는 것을 얻은 들 소득이 무엇이랴
그것은 꿈이요, 한순간의 입김이다.

덧없는 쾌락의 거품일뿐.
누가 일주일의 고통을 주고 한순간의 환락을 사랴.

장난감 하나를 얻고자 영원을 팔아?
달콤한 포도 한 알을 얻기 위하여
덩굴을 모두 망칠 자가 누구랴.


어떤 어리석은 거지가
당장 왕홀에 맞아 죽을 텐데 왕관을 만지겠는가?


세익스피어의 ‘루크리스의 겁탈'
( 김용규 '서양 문명을 읽는 코드 신' )


이철규

2017년 3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