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과 신학

일상은 택견이다

by kainos 2021. 12. 29.
 
<< 일상은 택견이다 >>
.
일상은 하나도 아름답지 않다.
일상의 공격은 늘 예측이 불가하여
어디 품새를 유지하며
폼나게 헤쳐나갈 수 있는 일들이 있기는 하더냐.
.
.
옷매무새 가다듬고 허리띠 질끈 매고
폼 잡고 하루를 시작하여도
몇 초식 나누다 보면
어느새 옷매무새는 고사하고
맨살 조차 드러나고
금세 실력 바닥 보이는데
고상한 품새 유지하며 하루를 보낼 수 있더냐
.
.
.
그저 흐느적 흐느적 그날의 장단에 맞춰
이크~ 에크~
이크~ 에크~
구령도 아니고 신음도 아닌 소리 내지르며
피하고 막다 보면
잠시 숨 고르고 받아넘길
틈새가 좀 생기지 않더냐
.
.
신앙도 그러하지 않더냐
폼잡다가 망신당한 일 부지기수인데
뒤돌아보니
어깨 힘 빼고 흐느적 헤쳐온 날들이
차라리 성숙의 시간이지 않더냐
.
.
이크~ 에크~
휘청~ 휘청~
오늘도 이렇게 일상의 시간은 흐른다.
.
.
하나도 아름답지 않은 일상이지만
그래도 일상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의미와 가치로 색을 입혀
기억이라는 저장소에 잘 개켜놓기 때문이겠지..
.
오늘 흑백의 일상에 채색을 하고
하나 둘 접는다.
.
.

 

'일상과 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찬양대  (2) 2022.05.31
고 이정훈선교사님을 추모하며  (0) 2022.05.09
< 영성, 지성, 덕성 >  (0) 2021.12.18
<바이블 프로젝트 >  (0) 2021.01.05
일과 신앙이 하나되는 생활14 - 맺음 말  (0) 2020.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