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아버지
우리 여기 이 자리에 새물결아카데미 개원 감사예배로 모였습니다. 한자리로 불러 주시고 작은 소명 맡겨 주신 것을 감사 드립니다.
먼저 이 땅의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니다.
번영신학과 헛된 성공신화에 취하여 그리스도의 신부라는 귀한 신분을 망각하고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한국교회, 문자주의에 사로잡혀 하나님의 풍성한 창조의 비밀을 창조과학의 틀에 가둬버린 한국교회, 세대주의와 이원론적 종말론에 사로잡혀 새 하늘과 새 땅으로 임하실 주님의 새 창조의 소망을 망각한 한국교회, 물질 축복과 양적 성장이라는 선물을 받았지만 교단 놀음과 교회 놀이에 빠져버린 한국교회, 하나님을 경외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신랑 되신 그리스도의 당부를 망각하고 하나님과의 친밀성도 잃어버리고 교회가 마땅히 가져야 할 공공성도 잃어버린 한국교회가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이 마음 주셔서 이 자리에 우리가 모였습니다. 우리에게 따듯한 가슴, 애절한 눈, 강건한 무릎을 주셔서 이 땅의 교회를 위해 눈물로 기도하며 가슴으로 품게 하옵소서.
이 사회의 암담함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이 땅에 억울하고 답답한 일, 비상식이 상식을 뒤엎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불균형과 탐욕이 가득한 세상이 안타깝습니다. 세움 받은 지도자들이 국정을 농단하고 있음이 안타깝습니다. 생산된 가치와 투자된 자본 그 이상을 탐하여 약자를 짓밟는 악한 경제 구조가 안타깝습니다. 이권과 돈이 흐르는 사회 구석구석마다 부정과 부패가 만연함이 안타깝습니다. 정의는 실종되고 거짓과 위선 그리고 폭력이 난무하며 고아와 과부의 눈물을 강요하는 무자비함이 안타깝습니다. 이 땅의 황량함 앞에 우리가 서 있습니다.
진실성과 동기를 우선하여 세상의 지도자와 교회의 지도자로 세웠어야 했으나, 능률과 실질을 숭상한다는 미명아래 지식과 경험으로 사람을 세웠더니, 지식은 폭력이 되고 경험은 맹목적이 되어 우리 사회는 피폐해지고 있고 교회는 세상의 조롱과 걱정거리로 전락해가고 있사옵나이다.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소서.
그러나 주님!
비록 이 왜곡되고 잔인한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으나 영생을 노래할 수 있으며, 깨지고 부서진 세상에 살고 있으나 회복을 노래할 수 있고, 상처와 고통 속에 살고 있으나 치유와 기쁨을 노래할 수 있사옵나이다. 왜냐하면 모든 부요와 힘과 지혜와 능력과 영광과 찬송을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으로 이 모든 것들을 이기셨기 때문입니다. 주여, 오고 오는 세대와 그리고 영원히 이 영광과 찬송을 받으시옵소서. 그리고 우리에게 이 노래를 가슴에 품고 이 땅을 살아가게 하시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이 시간, 세우신 새물결 아카데미를 축복하옵소서. 이 곳이 단지 지식을 유희하는 하나의 그것이 되지 않게 하시고, 새 물결이 때로는 추하고 더러운 것들을 씻어내는 격랑의 물결이 되게 하시고, 때로는 아픔과 고통, 가난과 질고를 보듬는 치유의 물결이 되게 하옵소서. 유일한 답안이 되려 하기 보다는 장차 다가올 한국교회의 시련의 시기를 대비하는 작은 대안이 되게 하시옵소서.
찬란한 신앙 유산을 전수받지 못하고 기근에 허덕이는 이 땅의 젊은이들, 신앙과 삶이 괴리된 이중적 행태와 식상한 구호들에서 소망을 찾지 못하는 젊은이들, 탐욕과 성공제일주의의 가치관 속에서 환멸과 소외를 느끼는 젊은이들, 신자본주의 아래에서 노예 같은 처지가 되어 버린 젊은이들, 복음으로는 미전도 종족으로 전락한 우리 젊은이들에게 그들의 영적 기근을 감당하는 만나와 메추라기의 역할을 새물결아카데미가 감당하게 하옵소서.
한편으로는 치열한 신학적 논쟁의 용광로가 되게 하시고, 다른 한편으로는 삶과 신앙의 일치를 향해 일상의 영성을 논의하고 공급할 수 있는 수원지가 되게 하옵소서. 양심적인 신학자, 참된 목회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 지식 그리고 진리를 탐구하며 날을 세우고 다듬는 대장간이 되게 하옵소서. 이곳을 통하여 한국 교회에 베푸셨던 수 많은 은혜의 손길, 그 내러티브들이 하나님의 거대한 메타내러티브 안에서 통합되고 발전하여 거대한 강을 이루게 하시고 메마른 이 땅과 세계 곳곳에 생명의 수분을 공급하는 통로가 되게 하옵소서. 이 사명을 등에 지고 자원하며 살얼음 위를 걷기로 작정한 이들에게 긍휼을 베푸시옵소서. 이 일을 위해 사람을 보내주시되 친밀한 우정으로, 재물을 주시되 겸손한 나눔으로 채워주시옵소서.
오늘 예배를 위하여 말씀 들고 서신 장로님에게 하나님의 영감을 덧입혀주셔서. 그 말씀가운데 있을 성령님의 책망과 위로와 권면을 통하여 우리 가운데 은혜가 가득하게 하옵소서. 이어지는 찬양과 연주, 그리고 교제 가운데에도 성령님의 하나되게 하심을 누리게 하옵소서. 내일부터 이어지는 개원기념 특강을 맡으신 강사들에게도 함께 하셔서 세상의 독주에 취한 이 땅의 교회들을 흔들어 깨우는 경종을 울리게 하시고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새물결아카데미 그 첫 물결을 힘차게 내디딜 수 있도록 모든 순서 맡은 연자 들에게 힘과 용기를 더하여 주시옵소서.
신학서적 출판으로 묵묵히 한국 교회를 섬겨온 새물결플러스 출판사의 모든 직원들의 노고를 위로하시고, 이 장소를 구별하시어 출입하는 모든 이들에게 주님의 자비, 그리고 평안과 위로를 허락하시옵소서.
모든 말씀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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