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치과대학 신입생이 문자를 보내와 인터뷰에 응해달라고 하였습니다.
학교 세미나 준비라고 하면서 치과대학 교수님께서 저를 추천하면서 연락처도 줬다고 하네요
교수님 추천이라니 거절하기도 그렇고 응하자니 제시한 주제가 막연하고 해서 좀 망설였습니다.
일개 개업의에 불과한데 이런 거대담론은 답할 수 없고 자잘구래한 얘기로 진행되더라도 좋다면 해보자고 했습니다.
구글 미트 비대면 방식으로 하기로 하고 예상문제를 좀 보내라고 했습니다.
아이고 예상문제를 받아보니 이거 완전 교과서 한 권 분량의 내용이네요.
두 시간 꼬박 번역했던 책을 붙잡고 여기저기 뒤적여 답안지 초안을 대략 이렇게 작성했습니다.
내일 약속한 시간에 이 답안지로 썰을 풀까 합니다.
이런 숙제를 내주시는 교수님들도 대단하시고 이런 문제를 만든 학생들도 대단하고
이렇게 답안지를 작성하는 저도 쫌 대단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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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script.
대상: 치과의사 이철규 원장님
안녕하세요 저희는 서울대학교 치의학과에 재학중인 20학번 김OO, 신OO입니다. 치의학 신입생 세미나라는 과목에서 저희가 4차산업 시대 의료윤리의 자율성 원칙이라는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저희의 프로젝트에서는 기존의 의료윤리 원칙 중 자율성의 원칙을 4차 산업혁명으로 빠르게 발전하는 의료 환경에 온전히 적용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자율성과 인공지능과 관련된 질문을 몇 가지 여쭙고자 합니다.
1.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서울치대 78학번 서울대학병원 보철과레지던트, 치의학 석,박사(치과 보철학)
좋은치과모임 대표(사, 덴탈서비스인터내셔날)
저서: 오늘을 그날처럼, 역서: 치과임상윤리
2. 의료윤리 4원칙 중 자율성의 원칙이 중시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의료윤리 4원칙 - autonomy, do good, do no harm, justice
자율성 존중에 대한 세 가지 결과주의자 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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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효율성- 자기 선택이 자기 복지를 극대화 한다. / 의사결정 능력이 있는 사람을 방해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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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성 침해가 주는 고통/ 의사결정 능력이 있는 사람의 선택을 침해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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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효율성- 집단적 선택과정이 효율적이려면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고 장기적으로 자율성 존중이 침해보다 장기적으로 사람들의 복지에 더 큰 이익이다. / 사람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라
-> 어떤 사람의 선택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때 그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간섭하는 것이(가부장주의) 정당화 될 수 있는가
- 팬더믹 상황에서의 자율성 침해 논란
치과의사 환자 관계의 4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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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 모델- 치과의사가 의사결정의 유일한 능동적 당사자, 환자는 완전 수동/ 모든 가치판단과 필요에 대한 결정권이 치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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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인 모델- 의사결정은 전적으로 환자에게, (고용된 총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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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 모델- 환자가 의사결정(의료 소비자 운동) 대리인 모델과 달리 치과의사는 전문직업인의 가치를 추구하는 의사 결정자, 의사는 상품 판매자. 책임은 구매자인 환자에게,(과장 광고의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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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소통모델 - 서로를 존경하는 선택자, 선택과 서약의 가치를 지켜냄. 의사결정의 동등한 기여자. 자율성의 가치를 존중
3. 실제 의료 환경에서 자율성의 원칙을 온전히 적용한다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 자율성의 원칙을 온전히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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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직무 수행 가치와 그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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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생명과 전신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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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구강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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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자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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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가 선호하는 진료 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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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미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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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자원 사용의 효율성
--> 환자의 건강을 위해 자율성을 압박해야 하는 경우
- 의사결정 능력이 손상된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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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된 판단원칙 - 그 환자가 선택할 수 있다면 그 상황에서 선택하리라고 판단되는 것을 하라 / 가상의 판단이고 그들에게는 실제 존중받을 자율성이 없다는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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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복지를 극대화하는 원칙 - 환자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는 것을 하라/ 최선의 이익이란 순 복지(net well-being), 즉 손실, 비용, 통증 등의 부담이 관련됨./ 환자가 자신의 최선의 이익을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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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적인 의사능력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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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관계 이해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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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할 수 있는 행동의 대안들을 인식하고 선택하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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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주어진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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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들에 대한 도덕적 판단에 도달하기 위해 비교 추론할 수 있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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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도덕 판단과 판단에 따른 행동을 성찰할 가치, 원칙, 이상을 형성하고 선택할 능력
4. 현재 의료 현장에서 인공지능이 어떤 식으로 활용되고 있나요? 특히, 의료분야 중에서도 치의학에서 인공지능이 현재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혹은 앞으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 치과는 기본적으로 진단은 비교적 단순하고 시술은 복잡하여 이 또한 의사의 순련된 스킬에 의존하고 있어서 판단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개입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고 진료를 보조하고 돕는 분야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많다.
- 영상장비의 발전으로 진단 및 치료계획이 발전하고 있지만(CT와 구강스캐너, 임프란트 가이드 수술) 로봇 수술까지는 아직 개발 중인 상태
- 보철과 임플란트 분야에서 발전할 가능성이 많다.
5. 의료 인공지능에 어느 정도의 선까지 의존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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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베이스를 활용한 진단 분야에서는 앞으로 많은 발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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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부분 원격의료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6. 의료 인공지능으로 인한 윤리적 문제는 어떤 것들이 존재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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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비대면 진료로 진행된다면: 오진의 가능성, 환자의 심리적 상태나 환경적 상황에 대한 진단이 불가해서 의료의 부실이나 사고의 위험성이 상시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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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료, 또는 외과분야, 치료과정으로 발전한다면: 상호소통의 의사결정이 불가능, 자율성의 심각한 침해 예상
7. 가장 중요한 질문인데요, 인공지능에 의해 의료사고가 발생하였을 때, 그 책임 소재에 대한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의사에게는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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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자동차의 교통사고를 가정해도 주책 사유의 판단이 복잡해지는데 의료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의료사고는 엄청나게 복잡한 문제가 생길 소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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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을 만든 제조회사의 책임이냐, 인공지능을 활용한 의사의 책임이냐, 적절한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은 환자의 책임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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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 지불 방식의 폐해와 배달앱의 피해를 생각해보면 예상해볼 수 있다.
8. 자율성의 원칙을 변화하는 미래사회에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그 한계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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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측면: 스스로 의사 결정하려면 모든 정보, 상황, 지식, 기술 측면에서 제공자와 동등한 정도의 수준에 도달해야만 이론적으로 가능하여 사실상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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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공자 측면: 인공지능이 환자와 상호소통을 달성할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9. 의료윤리와 관련하여 추가로 하고싶으신 의견이 있으면 자유롭게 말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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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본받을지의 문제와 어떻게 내면화해서 내것으로 만들지의 문제가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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