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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신학

일과 신앙이 하나되는 생활 7 - II. 삶과 신앙의 일치를 위하여(3.요한계시록)

by kainos 2020. 9. 6.

3. 요한계시록

요한계시록은 이 세상이라는 닫힌 구조(closed system) 너머에 지속되는 열린 구조(open system)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 책 입니다. 제 시선이 그 너머의 세계를 바라보게 되면서 이 세계를 해석하는 힘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무엇이 실재인지를 깨닫게 해줬습니다. 아름다운 풍경 사진을 인화 전의 필름으로 본다면 명과 암이 바뀌게 됩니다. 계시록은 이처럼 반전의 눈을 우리에게 제공합니다. 세상은 밝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칭하는 곳을 계시록은 어둡고 부정적이라고 해석합니다. 반대로 세상이 조롱하는 패배의 삶을 계시록은 승리와 존엄의 삶이라고 말해줍니다. 이 반전의 눈이 큰 위로와 격려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성경을 읽을 때 장르마다 글을 대하는 방식이 달아야 합니다. 서신서를 읽을 때는 서신서에 맞는 이성적이고 체계적인 시각으로 읽어야 하고, 시가서를 읽을 때는 시가서에 맞는 상상력과 풍부한 감성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요한계시록의 장르는 독특합니다. 묵시이며 예언서이면서 동시에 서신서이기 때문에 흔히 복합장르 또는 하이브리드 장르라고 부릅니다.

묵시문학의 가장 큰 특징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다는 겁니다. 시간과 공간의 초월성이라고 하는데 이곳에서 지금(Here & Now) 벌어지는 사건은 그곳에서 그때(There & Then) 이뤄질 일과 관련이 있기에 그곳 그때의 관점으로 지금 여기의 삶을 해석해야 합니다. 그것이 팍팍한 현실을 살아갈때 마치 사진의 명암이 뒤바뀐 것을 읽어내듯이 역설적인 눈으로 진정한 실재(reality)를 해석하고 이를 근거로 힘을 내게 됩니다. 그래서 묵시는 하늘과 땅 사이에 존재하는 부조화 속에서 힘겨운 싸움을 해나가며 탄식하는 성도에게 권면과 위로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결국 묵시의 측면에서 보면 요한계시록의 핵심 메시지는 권면이고 위로입니다.

예언서를 우리는 흔히 미래의 일을 알려주는 것으로만 알고 있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고 오히려 하나님의 길에서 어긋난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고 돌아오라는 당부의 말씀이 예언자를 통해서 전달된 것입니다. 예언서의 주된 메시지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바인 하나님 사랑 이웃사랑, 즉 우상에 타협하지말고 하나님을 사랑할 것과 이웃에게 가혹하게 대하지 말고 사랑으로 대하라입니다. 따라서 예언서로 봐도 요한계시록의 핵심은 위로와 권면입니다.

서신서에는 수신자와 발신자가 서로 교감하는 공통된 주제를 담습니다. 황제 숭배 강요와 신앙을 위협받고 있는 소아시아 일곱 교회를 향해 발신자 요한은 비록 암울한 상황이지만 낙심하지 말고 힘을 내 이겨내라는 응원과 애절한 권면과 위로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서신으로 본 요한계시록 또한 권면과 위로의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이와같이 요한계시록이 비록 복합장르이지만 묵시로 보든, 예언으로 보든, 서신으로 보든지 간에 결국 신앙의 길에서 벗어나 실족한 성도들을 향해 다시한번 힘을 내고 돌아오라는 권면, 신앙대로 살다가 좌절한 성도들을 향해서는 등을 다독이는 격려와 위로의 메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