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관심자로서 모처럼 좋은 책을 또 만나 참 열심히 읽은 책이다.(매튜 에머슨저, 김광남옮김, 이레서원.)
마이클 고먼의 '요한계시록 바르게 읽기'에서 느꼈던 고마움을 이 책을 만나면서 다시 느낀다. 이 책의 강점은 교회에서 또는 선교단체나 각종 모임에서 요한계시록 그룹 바이블 스터디의 교재로 사용하기 최적화된 책이다.
두께도 120페이지의 소책자 일 뿐 아니라, 8장 각 장마다 읽어 볼 본문과 생각해볼 질문들을 주어서 나눔과 토론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친절함도 있다.
얇고 축약된 책이라는 면에서 강점을 지닌대신 계시록의 전체 플롯과 큰 그림을 이해하게 해주는 안내 장치가 부족하다는 면에서 약점이 있다.
'일상을 변화시키는 말씀'시리즈 인 점을 감안하면 편집 방향이 신학적 논쟁보다는 바이블 스터디와 적용에 주안을 두었기 때문일 것 같다.
만약 인도자가 계시록의 배경지식에 대한 공부가 선행되어있다면, 이 책을 길라잡이 삼아 교회에서 계시록 그룹 바이블 스터디를 하기에 참 좋을 것 같다.
계시록의 저술 목적이 권면과 위로에 있다고 애써 강조해왔던 내 목소리와 이 책의 목소리가 주파수가 비슷해서 좋다.
7장, '오늘날 계시록 읽기'에서 저자가 아브라함 카이퍼의 말을 빌어 제시하는 '대립'(antithesis)의 개념은 지혜문학에서 제시하는 두 길 신학(two way theology)의 막다른 골목으로 우리를 인도하여 삶의 방향을 결정하게 한다는 내 인식과 궤를 같이한다.
그 갈림길의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실함'이라는 나의 주장과 같아서 좋다.
이 책에서 얻은 가장 소중한 인사이트는 교회의 예배의식, 즉 전례(세례와 성찬)가 주변 문화를 거부하며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대안적 삶의 형성을 촉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런 연장선에서 성만찬이 단순히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수난과 부활 하신 사실을 기억하고 기념 하는 것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장차 도래할 새 하늘 새 땅에서 어린 양의 신부로서 그리스도와 함께 승리의 만찬(19:1-10)에 참여할 것을 소망하고 기대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저자의 외침에 크게 아멘하였다.
이러한 기억과 기대가 오늘을 저항하며 살아갈 힘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요한계시록, 결코 토정비결로 읽지 않아야 한다. 그것은 또다른 미혹에 불과하다.
요한계시록.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위로하고 권면하며 새 창조의 소망을 놓치지 말라는 응원가로 읽어야 함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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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와_보좌사이 #요한계시록 #요한계시록_쉽게_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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