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쯤, 선교사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제가 잘 아는 치과의료인 선교사님의 부인 주수경 선교사님의 메시지였죠.
출판사에서는 선교단체 대표에게 받아달라고 했다는데 저자이신 부인 선교사님은 책을 쓰게 되면 꼭 저에게 추천사를 받고 싶다고 일찌기 작정하셨다면서 추천사를 써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선교단체 대표님 의문의 1패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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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위에서 사역하시는 강지헌(James Jiheon Kang) 선교사님은 자주 뵙지는 못하지만 늘 만나고 싶고 또 닮고 싶은 분이십니다.
힘찬 구령과 멋진 품새의 태권도가 아닌 슬렁슬렁 이크 에크 웃어가며 흐느적거리는 택견 고수다운 분으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모든 좋은 면에 유머와 여유까지 갖추신 분입니다.
그러나 두 분 모두 건강을 상하실 정도로 헌신 된 삶을 살아오신 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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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가면서 손 놓고 한숨 쉬다가 기도하기를 반복했습니다. 제가 알지 못했던 선교의 뒷마당에 쌓인 회한과 애환의 짐꾸러미를 잔뜩 풀어놓으셨기 때문입니다. 이런 뒤 사정을 잘 몰랐다는 안타까움이 밀려왔습니다.
그러나 푸념과 원망이 아니라, 고갯마루에서 땀 흘려 올라온 가파른 길을 뒤돌아보며 숨을 고르는 여유와,
이 길을 뒤따르는 이들을 위한 약도와 지침을 적어 내려가는 배려의 짐꾸러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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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책 50권을 선주문했습니다.
교회에서 함께 신앙생활 하시는 분들에게 신앙인의 책무를 한번 생각해보고 선교에 대해서도 좀 더 깊이 알아보자고 권하는 의미로 나누려고 합니다.
치열하게 살아오신 두 분께, 특히 뒤에서 선교지와 가정과 자녀를 지켜오신 주 선교사님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이 좋은 책을 쓰지 않으셨다면 정말 안타까웠을 텐데
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추천사의 영광이라는 기회 주신것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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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교사의 뒷모습 추천사 >>
겉보다 속이, 말보다 행동이, 계획보다 마무리가 좋은 강지헌선교사는 밴드오브브라더스 이지중대 영웅 윈터스 소령을 연상시킨다. 그분의 부인이라는 것 외에는 저자를 잘 알지 못했지만 25년의 전투보고서 같은 이 글을 통해 내 작은 존경과 사랑은 부인 주수경선교사께로 향하게 된다.
사람의 뒷모습은 어딘가 개운치 않거나 잘해야 안쓰럽다. 그러나 몽골에서 가르친 제자들이 말라위로 도우러 온 일화에서 두 분의 뒷모습은 누군가 본받고 싶은 것임을 알 수 있다. ‘들은 바를 충성된 사람에게 전하고 또 그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한다’라는 디모데 후서 2:2의 말씀이 이뤄지고 있음에 옷깃을 여미게 된다.
유머의 최고 경지가 자학 코드이듯이 자신을 치장하지 않고 스스로 깎아내리는 저자에게서 가드를 내리는 진정한 고수의 품격과 평신도 선교사의 고뇌를 푸념으로 끝내지 않고 선교신학적으로 차분히 설명하는 절제와 배려를 느낀다.
전쟁드라마의 임팩트는 화려한 전투 이야기가 아니라 매 편 끝에 노병들이 애잔한 눈빛으로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이것이 실화였음과 우리의 평안이 그들의 피와 땀의 대가였음을 깨달을 때이다. 이 책은 누군가를 영웅으로 만들며 경건과 사명을 의탁해온 우리의 게으른 신앙을 돌아보며 성숙을 향해 걸음을 재촉하는데 더없이 좋은 인생 교과서이다.
이철규(치의학박사, 신학석사, 『오늘을 그날처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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