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에 해가 되는 것은 의심이 아니라, 의심이 조금도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고 바라는 욕심입니다.
우리가 언제나 익숙한 답변을 내놓을 수 없는 것은 묻는 자로 남기 위함입니다. 친숙한 지식이 통하지 않는 것은 깨닫는 자로 남기 위함입니다. 그러므로 때로 의심은 믿음만큼 거룩합니다. 의심은 우리를 솔직하게 하고, 깨어있게 합니다. 의심도, 믿음도 알지 못하는 밋밋하고 답답한 상태가 오히려 삶에 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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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은 분명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전혀 의심할 줄 모르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더 힘듭니다. 스스로를 의심할 줄 모르는 사람은 우물 안의 지식으로 주변 사람들을 불쾌하게 합니다. 아무런 의심이 없는 마음에는 밀어붙이는 힘도, 깊은 지혜로 인도하는 위기도, 불안하게 하는 진실도 깃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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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이 하느님의 메신저가 될 때, 의심은 우리에게서 확신을 거두어 갑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꼭 들어야 할 말을 들을 수 있게 여지를 만들어 줍니다.
때가 되면 의심은 떠나갑니다. 더 이상 우리에 의심이 필요 없을 때 작별을 고하지요. 의심이 떠나가는 것은 우리가 깨달은 것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관계를 다시금 회복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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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과 순례자, 마틴 슐레스케, 니케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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