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의 상징동물이고 남아공 국가대표 럭비 팀의 마스코트인 스프링복(springbok)이라는 동물이 있습니다. 점프를 잘하고, 번식률이 높은 초식 동물로 무리 지어 다닙니다. 먹을 풀이 많을 땐 별일 없는데 풀이 부족해지면 무리의 앞에 있는 동물들이 풀을 먼저 먹어 치우니까 뒤에 있는 무리들이 조금씩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보면 후미에 있는 무리들은 더 속도를 내게 되고 점차 풀을 먹는 것은 잊어버리고 먼저 앞서 나가는 것이 이들의 목표가 됩니다. 이 생각 없는 동물은 그냥 무작정 달리어 도저히 스스로 멈출 수 없게 됩니다. 결국 낭떠러지를 만나 몰살할 때까지 달리게 되는 비극을 맞이합니다.
▲사진-스프링복(springbok)
지금 치과 계의 현실이 이와 비슷해 보입니다. 조급해진 일부 치과의사들이 각종 덤핑 치과들을 만들고 결국 임금착취, 과잉진료 등 모든 윤리적 문제들을 야기하더니 그곳에 거래하던 여러 거래처를 함께 도산시키고 자신도 파산과 개인회생을 신청한다고 합니다. 함께 몰살의 길로 가는 것이지요.
한편 스프링복은 기적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남아공은 1994년 백인 통치를 끝내고 넬슨 만델라가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됩니다. 만델라는 이듬해 럭비 월드컵을 유치하며 대표팀 ‘스프링복스(Springboks)’의 주장 프랑소와를 불러 국가의 단합을 위해 꼭 우승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사실 그건 불가능한 요구였습니다. 게다가 스프링복스의 선수 대부분은 백인이었고 백인 통치에 한이 맺힌 흑인들은 오히려 다른 나라 팀들을 응원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기적은 일어납니다. 럭비 세계 최강국인 뉴질랜드 국가대표팀 올블랙스(All blacks)와 결승에서 맞붙자 흑인 관중은 스프링복스를 응원합니다. 기적 같은 우승을 얻어낸 뒤 흑인관중은 백인 선수를, 백인 관중은 만델라를 환호합니다. 만델라는 흑인들에게 혐오의 상징이었던 녹색의 스프링복스 유니폼을 입고 시상식에 나타납니다. 이렇게 위태위태하던 흑백 화합은 성공적으로 시작됩니다.
▲사진-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과 럭비대표팀
이 스토리는 영화 ‘우리가 꿈꾸는 기적: 인빅터스(Invictus)’에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인빅터스는 ‘결코 정복되지 않는 이란 뜻을 가진 라틴어로 영국 시인 윌리엄 헨리의 승리의 시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남아공은 2007년 럭비 월드컵에서 또 한번 우승하고 스프링복스팀은 넬슨 만델라의 죄수 번호였던 46664번 유니폼을 만들어 입고 만델라를 찾아갑니다. 스프링복스는 인종화합과 통합의 상징이 되지요. 영화에서 주장 프랑소와 역을 열연한 맷 데이먼은 만델라가 갇혀 있던 감옥을 찾아가 오랜 수감 생활에서 겪었을 고통과 두려움을 공감하면서 주장으로서 우승에 대한 중압감과 두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을 잘 보여줍니다. 스프링복스는 두려움과 탐욕으로 인한 비극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불가능 할 것으로 보이는 화합과 승리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스프링복이나 우리 치과계가 너도 나도 달리게 된 까닭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남보다 더 먹겠다는 욕심과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비교이지요. 사탄이 우리를 향해 가진 무기는 이 두 가지입니다. 그런데 우리도 그에 상응하는 두 무기가 있습니다. 그것은 기도와 성령 충만입니다. 우리의 무기가 얼핏 볼품없어 보이지만 이 무기로 우리의 싸움의 주체가 우리에서 하나님 편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우리도 두려움 때문에 다수의 사조를 택하여 함께 몰살하는 길로 가야 할까요? 아니면 두려움을 극복하고 소수의 옳은 길로 가야 할까요?
생각이 필요한 때입니다. 생각하지 않고 살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2012년10월3일 치과의료 선교대회 심포지엄에서 발표했던 내용의 일부 발췌했음을 밝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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