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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신학52

두려움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0. 5. 4.
구라(救癩)봉사회/안동 성좌원 지난 월요일 안동에 있는 한센인 마을, 성좌원 진료를 다녀왔습니다. 2011부터 다녔으니 9년 째 인데 다녀본 시설 중 제일 나은 곳 같더군요. 구라(救癩) 봉사회 선배님들께서 어떤 사정들이 계셨는지 주중에 참여하시기로 하고 첫날 진료에 오지 않으셔서 어쩌다 보니 내가 제일 윗 기수가 되버렸네요. 전통적으로 구라 봉사회는 제일 노땅이 일번 진료대를 사용합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넘버 쓰리 였는데 하나도 반갑지 않았고 아 이렇게 늙어가는구나 싶었어요. 이곳 한센 환자들도 이젠 거의 대부분 80대 이상 고령 환자들입니다. 귀가 어두워 진료 과정마다 소리소리를 질러야 하고 많은 어르신들이 심신이 쇠약해서 휠체어에 앉힌 채로 허리를 구부려 진료를 해야하는 상황이다보니 진땀이 났죠. 옆 자리 어떤 할머니께서 뭐라뭐.. 2020. 5. 2.
진짜 미소 vs 가짜 미소 우리가 흔히 '환한 미소'라 부르는 것은 입꼬리가 올라가고 볼 살이 두툼해지며 눈꼬리에 까마귀 발이라 부르는 잔주름이 잡히는 미소입니다. 프랑스 해부학자 기욤 뒤센느가 명명했다해서 뒤센느 미소(Duchenne Smile)라고 불립니다. 한편 입꼬리만 올라가는 인위적인 미소를 팬암 항공사 직원들의 억지 미소같다 해서 팬암 미소(Pan Am smile) 또는 보톡스 미소(Botox smile) 라고 합니다. 광대뼈에서 입꼬리를 들어 올리는 큰광대근은 운동 신경의 명령에 의해 의지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근육이지만, 볼 살을 들어오리면서 눈꼬리에 까마귀 발 모양의 잔주름을 만들어 내는 안륜근은 뇌의 감정이 자극 받아야 움직이는 비자발적 근육입니다. 파안대소인 뒤센느 미소는 웃겠다는 의지로만으로는 지을 수 없고 .. 2020. 5. 2.
< 경외 敬畏 > 이틀 전 어느 선교사님을 치료해드렸습니다. 10여 년 전에 해드린 부분틀니는 지지해주던 치아들이 다 무너져 더이상 쓸 수 없는 상태인지라. 임플란트를 심고 틀니를 고쳐드려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일곱 개의 치아를 발치하고 임플란트를 심은 뒤 틀니를 수리해드려야 하는 두어 시간의 긴 과정이었죠. 발치와 수술을 마치고 잠시 지혈되기 기다리면서 환자 입에 거즈를 물리고 누워 쉬시게 하고 저는 틀니를 다듬고 있었습니다. 통상 이런 상황에는 저는 환자에게 가벼운 농담으로 긴장을 풀어드리는데 . . 그때 제 가슴에 어떤 음성이 들리는 듯했습니다. 귀로 들리는 것이 아닌 흉부 어디론가 들리는 듯한 소리였죠. . "내 사랑하는 딸이니, 잘 좀 치료해주렴" . 치료에 집중하던 순간에 이런 경험은 처음인지라 당황스러웠습니.. 2020. 5. 2.
<< 아버지를 이어 치과의사가 된 딸의 노래 >> 1. 아버지여 어찌하여 나에게 미리 알려주지 않았나이까 2. 나는 치과의사가 이런 직업인줄 몰랐음이라 3. 나의 허리가 끊어지는듯하고 나의 어깨가 항상 굽어있는 자의 그것과 같으니 4. 이는 내가 생각하던 직업이 아니라 하매 5. 이를듣던 아비가 말하길 어리석은 딸아 네가 보던 수많은 나의 날들을 기억하지 못하느냐 6. 내가 괴로워할때에 네게 내가 말하던 것들을 어찌 잊었느냐 7.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게 치과의사를 하지말라함은 너를 사랑하여 가르쳐주었던 것인즉 네가 우매하여 듣지 않았음이라 8. 이를 듣던 딸이 이르되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어라 그러나 이미 때는 늦으매 앞으로 남은 날이 창창이더라. 은퇴의 날이 아직 멀었더라. 9. 지나가던 아들이 이를 보며 말하되. 자매여, 어리석도다. 네 어찌 .. 2020. 5. 2.
화려하지만 생기를 잃은 나의 어머니 오래전 초등학교 시절, 참관수업이나 학부모 면담이 있으면 어머님들이 학교에 오셨습니다. 어머님들이 다녀가고 나면 아이들끼리 은근히 서로의 어머니 모습을 비교해보기도 했었죠. 내심 저는 우리 어머니가 너무 화려하지도 않았으면 좋겠고 그렇다고 기죽을 정도로 너무 초라하지도 않기를 바랬습니다. 적당히 기품있고 수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죠. . . 3세기 무렵 활동했던 교부 키프리아누스 (Thascius Caecilius Cyprianus, 200년?-258년)는 엄격한 교회론을 주장했는데, 교회를 어머니로 모시지 않는 사람은 더이상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실 수 없다는 말로 유명하지요. 교회에 대한 그의 언급을 옮기면 이렇습니다. '그녀의 태에서 우리가 태어났다. 그의 젖으로 자랐고 그녀의 숨결로 생기가 돋았다... 2020. 5. 2.
성공한 탕자 류호준교수님(Daniel Ryou)의 포스팅, 는 말씀을 읽고 곰곰 생각하다가 이런 스토리가 떠올라 구성해 보았습니다. ,,,,,,,,,,,,,,,,,,,,,,,,,,,,,,,,,,,,,,,,,,,,,,,,,, . 1:1 어떤 사람에게 두 아들이 있는데 둘째가 아버지에게 말하되 아버지여 재산 중에서 분깃을 내게 주소서 하는지라. 1:2 그 후 둘째 아들이 재물을 다 모아 가지고 먼 나라에 가 거기서 그 재산을 낭비하더니 그 나라에 크게 흉년이 들어 그 나라 백성 중 한 사람이 돼지를 치게 하였더라. 1:3 그가 돼지 먹는 쥐엄 열매로 배를 채우다가 갑자기 현타의 시간과 지혜가 임하더라. 1:4 쥐엄 열매를 갈아 각종 향신료를 섞어 기름에 튀겨내면 한끼 식사가 될만한 맛난 .. 2020. 5. 2.